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니 나머지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해결하면 되겠지. 아무리 박 대리 놈의 장난질이 있었다지만 징계는 피하지 못할 테고 휴 결국 내 회사 생활은 여기까지인 건가?

그러던 중 문득 뭔가를 떠올리고는 수납공간에 넣어 둔 배낭에서 노트북을 꺼냈다.

이어 전원을 켜고 머릿속에 심어진 내용을 옮겨 적기 위해 자판을 두드렸다.

그런데 그 순간 도저히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아무리 자판을 눌러 봐도 엉뚱한 글자들만이 입력되는 탓이었다.

뭐야? 고장 났나? 하긴 10년 넘게 써 왔으니 그럴 때도 됐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강원은 수첩과 볼펜을 꺼내 내용을 적으려 했다.

하지만 또다시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다.

이번에도 역시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다르게 글이 쓰여졌다.

그제야 강원은 사태를 깨달았다.

아무래도 무언가 신비한 힘이 기록을 방해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음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재료가 그렇게 많지는 않으니 그냥 외워야겠네.

태평스레 결론을 내린 강원은 이내 기록하기를 포기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송로버섯을 제외하고 나머지 재료들은 마트에서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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